|          
 외할아버지의 사랑
 
 
 아가와 함께 살아온 삼백예순다섯 날은
 행복한 날들이었다
 
 하늘 샘에 담아놓은
 아가의 맑은 눈망울
 앵두입술 사이로 흐르는
 아가의 옹알이
 
 햇살도 미끄러질 듯한
 아가의 고운 뺨
 포동포동 살이 오르는
 아가의 팔다리
 
 아장아장 떼어놓는
 앙증맞은 걸음마
 
 이렇게 튼튼하게
 이렇게 어여쁘게 자라서
 아가는 앞으로 어떤 이가 될까
 이 땅의 사랑 천사될까
 
 지금은 한밤중
 잠투정 진땀나게 해놓고
 하율 천사는 쌔근쌔근 잠자는데
 
 엄마 아빠는 하늘 향해 두 손을 모은다
 
 - 구금섭 님, '하율 천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