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도순
글마당
[초대글] 분류

10억... [황종택]

컨텐츠 정보

본문

[설왕설래]10억
관련이슈 : 설왕설래
20081023003958
  • 인생은 일장춘몽이라고 슬픈 어조로 말하지 말라. 삶은 참되며, 끊임없이 일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미국 시인 헨리 W 롱펠로가 쓴 ‘생의 찬가’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일회성이기 때문에 진지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는 정반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하루살이나 다름 없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정신적 가치와 적절한 물질 추구의 한계 설정을 놓고 갈등한다. 사실 돈은 교환가치로서 생활의 기본수단이기에 필요하다. 그러나 돈이라도 다 같지는 않다. 신성한 노동으로 얻은 정재(淨財)가 있고, 떳떳하지 않은 방법으로 번 탁재(濁財)가 있다. 액면가는 같아도 가치가 다르다. 정직하게 번 돈은 생산적이다. 부정하게 번 돈은 물 쓰듯 허비하기 쉽다. 주변에 ‘민폐’도 적잖게 끼친다. 요즘 세계적인 금융 쇼크도 인간의 탐욕이 빚은 ‘허상’ 추구의 산물이라고 하겠다.

    조선시대 북학파 거두였던 홍대용(1731∼1783)은 사람을 미혹(迷惑)에 빠트리는 3대 요인으로 ‘부적절한 이성 교제, 부도덕한 돈벌이, 맹목적인 신앙’을 꼽았다.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논거라고 하지만, 오늘에 견줘 봐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싶다. 그래서 프랑스혁명에 영향을 미친 계몽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저서 ‘에밀’에서 미래 주역인 청소년의 도덕지수 등 사회성 계발을 위해 나만이 아닌 타인의 고통을 이해토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나보다.

    한국투명성기구가 전국 중고생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부패 인식’ 조사에서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항목에 17.7%나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아무리 ‘10억!’이라는 재화 가치가 피부에 느낄 정도로 크고, ‘감옥 10년’은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린다 하더라도 충격적인 내용이다. 그렇다고 젊은이들을 무조건 탓하고 개탄할 일만은 아니다. 어느 시대나 젊은이는 기성세대의 눈엔 걱정 그 자체였다. 오히려 물신주의에 젖어 있는 어른들의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하겠다. 롱펠로의 통찰은 오늘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황종택 논설위원

관련자료

댓글 5

고종우님의 댓글

오랫만에 인사 드리게 됩니다.
멀고도 가까운 거리에서 모두가 바쁘다보니 여유 있는 차 한잔이 그립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세월을 안타운 밭으로 보내고 있네요.
알뜰한 경청을 하고 갑니다.

문정현님의 댓글

신문지상에서 만나니 어!` 아니 읽은 기사인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석간으로 받아보는 세계일보를 하루 묵혀서 보니 감칠맛이 납니다.

미국 시인 헨리 W 롱펠로가 쓴 ‘생의 찬가’ 인용처럼
참된 삶과 끊임없이 일하고 기다리는 미학을 담아갑니다.

사람을 미혹에 빠트리는 3대요소는 시대를 불문하고
공통점이라 믿습니다.
덕분에 좋은글 2번 3번 꼼꼼하게 읽을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황종택 논설위원님 건필하소서 !~

조항삼님의 댓글

인생을 투시하는 안목이 남 다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史學,철학,문학,종교학 등 제반 분야를 두루 섭렵(涉獵)하시어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웹서핑을 하여 천일국인의 참사랑을
연단하는 데 비타민이 되는 주옥같은 글들을 올려 주시는
고마움에 머리숙여 집니다.

한 귀절 한 귀절 깊이 생각하는 통찰력의 연단과정으로
홈수준이 업그레이드 됨을 실감하는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정해관님의 댓글

★채근담10. 經綸과 閑情을 품으라.
높은 관직에 있어도 처사의 閑情을 지녀야 비속해 지지 않고, 초야에 묻혀 있으면서도 經綸을 품고 있어야 촌스럽지 않다. 經綸이란 실을 다루는 일로 즉, 나라를 다스리는 포부를 얘기 한다.

가정회 은행계좌

신한은행

100-036-411854

한국1800축복가정회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