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도순
글마당
[시] 분류

일 상 (日 常)

컨텐츠 정보

  • 0댓글

본문

오늘은 날이 맑겠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떨어진 이부자락을 주섬주섬 기웠다.

주인집 아주머니 보기가 부끄러웠다.

친구가 찾아 왔다.

반가운 인사는 대문 밖에 나가 있었고,

정다운 이야기와 함께 공원문을 들어 섰다.

축구를 하고,

북한산을 오르고,

세계 경제를 걱정하고......

친구는 갔다 아르바이트 시간에 쫓겨.

악수한 손을 채 놓기도 전에

친구를 태운 버스는 떠난 것이다.

침침한 백열전구가 차츰 뜨거워 지는데

나는 떨어진 이부자락을

주섬주섬 만지고 있었다.

관련자료

댓글 15

문정현님의 댓글


친구가 왔는데 집안으로 선뜻 불러 들이지 못하고
밖에서 배회하는 모습.........
이 장면에서 옛날 막막했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갑자기 교회장님이 우리집 심방을 오실때가 있는데
특별히 약속이 된것도 아니고 ...
지나는 길에 들렀다고 오셨습니다.

궁한 살림에 커피나, 흔한 차 한가지 준비가 안된
수돗물만 나오는 집에 혼자서 안절부절했던 기억의 조각.
목사님을 잘 모셔야 한다는 마음 준비는 있어도
여건이 따라 주지 않았던 그 시절.........

목회자가 우리집에 심방을 오시는 날이
얼마나 축제의 날인데 하는 아쉬움이 컸던때가 있어서
가정방문을 해 주는 친구나,지인들에게 옛적 마음이
녹아나서 귀한 시간 만들어야지 다짐을 많이 하게 되었네요.

김동운님의 댓글

이미 예견한 일이지만 이사람이 큰 역활을 한 것 같습니다.
詩的 감각이 둔한 사람이 한마디 한 결과 많은 댓글이 왔으니 말입니다.
교장 선생님의 詩心을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니 느그럽게 넘어가 주이소.
"日常"이란 제목마저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말대로 ㅡ카메라의 눈에 그대로 나타난
숨김 없는 사실적 표현 ㅡ 의 압축이란 점에서 이해하면 훨씬 마음이 편해 집니다.

고종우님의 댓글

예날것 좋아요
장농속에 있는것
뒤지속에 있는것
아무도 모르게쓰셨던 애정시도 내놓으시면 한층 젊었던 기억이 살아날것 같습니다.

박순철님의 댓글

이 시는 평범한 사람이 아무 것도 아닌 일상 속에서 어떤 계획을 세웠다가 다른 일이 생겨서
본질을 잠시 잊어버리고 옆으로 흘러가서 부차적인 일에 골몰하다가
문득, 본질로 돌아와서 다하지 못한 계획 앞에 후회하는 모습을 잡아 본 것입니다.

평범하지만 인간성 좋은 사람은 시시한 일이라도 어떤 일이 재미있으면,
그만 자기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고 다른 일에 빠지게 되고
나중에 후회하는 장면을 자주 봅니다.

마치 아이들에게 심부름 시키면, 심부름하러 가다가 옆에 있는 다른 일에 신경을 쓰고
이윽고 자기가 심부름 간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지요.

그렇습니다. 창조목적을 완성해야할 인간들이 사탄의 유혹에 빠져 본질을 잊어버리고
허우적거리는 오늘의 모습을 희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독자는 제 2의 작자입니다.
따라서 작자의 창작의도와 무관하게 자기의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독자들이 상상하고, 해석하고, 나름대로 즐기도록 하기 위하여
나는 작자로서의 창작의도는 처음부터 밝힐 수가 없었습니다.

이 시의 시적 자아는 평범한 사람이고, 소재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입니다.

~~~~~~~~~~~

소상호님의 댓글

#나는 떠러진 이부자락을 주섬 주섬 만지고있다#
서론 부문과 결론부문을 살리는 정감있는 메세지입니다
시나 사람이나 한 군데 이미지가 특성을 살려 귀한 문장으로 ,또는 귀한 삶으로 만들어 가고있겠습니다
나는 그 글이 마음에 닿아
박교장선생님의 아름다운 지성을 울고싶도록
품고싶은 계기를 가지게 됩니다
건필하이소

조항삼님의 댓글

글을 읽는 순간 옛 추억이 섬광 같이 번득이고 있네요.
지난 일은 돌이켜 보면 아름다움으로 채색 되어지는 것이
인생사이기도 합니다.

행간 사이로 반짝이는 편린이 미소로 부각되네요.

이존형님의 댓글

아마도 저의 짐작에는 70년대쩍 얘기 같습니다만~~~
그 때는 일기예보가 잘 맞았나봅니다.
일기예보가 빗나갔음 그 북한산에서 비를 맞았을 수도~~~
그 시절의 일기예보처럼 일전에 꿈 해몽도 그렇게
잘 맞았음 참 좋겠습니다.

유노숙님의 댓글

옛날 이야기이든 요즘 이야기이든 참으로 내용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궁상맞긴 하나 그 궁상을 느낌 있는 그대로 쓰셨으니
서민의 일상이 가깝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불이 꽤 비싼시절인가 봅니다.이블을 기우게....

정해관님의 댓글

요즈음 시인의 주가가 천정부지 여서 '나도 시인!'의 신고는 물론 아니리라 짐작 합니다.
본문에 북한산 얘기가 있어 찾아 봤는데, 좀 철 지난 그림이네요.

정해관님의 댓글

☯채근담17. 은혜를 베풀되 잊어라
잊어도 될 일과 잊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남이 내게 준 은혜나, 내가 남에게 저지른 과오는 잊지 말아야 한다.
반면, 내가 남에게 준 은혜나 남이 내게 준 원한은 잊어야 되는 것이니,
이는 타인과의 관계에 화목한 기초가 된다.

안상선님의 댓글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기도전에 계몽활동을 나가 동창생 친구집에 머물면서
그 친구를 전도하고 그마을에서 교회장 활동을하다 군대를간 후배가 생각납니다.

짧은 글 속에서 교직에 몸을 담기까지의 어려움이 엿보입니다.

김동운님의 댓글

언제쩍 얘긴교? 배경이 하숙방이나 자취방 같기도 한데
북한산이 등장하는것을 보면 대구시절은 아닌것이 확실하고

떨어진 이부자락이며 침침한 백열구등 소품들이 초라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초장에 "...부끄러웠다" 그리고 막장에
"....주섬주섬 만지고 있었다."가 너무 궁상맞네요.

모르긴 하나 외롭고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 뜻을 안 자로서 청운의 꿈을 키워가는
과정의 단면을 연출한 작품인 것은 분명한데 어쩐지 궁상맞다는 기분을 딸칠 수가 없어서..........

가정회 은행계좌

신한은행

100-036-411854

한국1800축복가정회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