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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家食(동가식) 西家宿(서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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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家食(동가식) 西家宿(서가숙)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한 외동딸 처녀가 동쪽 마을의 총각과

서쪽 마을의 총각으로부터 동시에 청혼을 받았다.

그러자 부모는 어느 쪽에 시집보낼까 고민하다가

딸에게 선택하도록 하기로 했다.

동쪽 마을 총각은 집안이 부유하나 추남이고, 허약하다.

서쪽 마을 총각은 건강하고 미남이지만 가난하다.

오늘 연회를 열어 두 총각을 초대 할 터이니 네가 보고

동쪽 마을의 총각에게 시집을 가고 싶으면 왼쪽 소매를 걷고.

서쪽 마을 총각에게 시집을 가고 싶으면 오른쪽 소매를 걷어라.

연회가 무르익어 갈 즈음 부모들은 어느 소매를 걷을까 내심 긴장 하였다

헌데 이게 웬일 딸은 두 소매를 모두 걷어 올렸다.

부모가 깜짝 놀라 그 이유를 물으니

"밥은 동쪽 집에서 먹고(食) 잠은 서쪽 집에서 자면(宿) 좋지 않아요?.. 라고 하더랍니다.대답이 걸작이지요.

東家食(동가식)西家宿(서가숙)이라는 말은 한꺼번에 두 가지 좋은 일을

동시에 취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잘 드러난 고사 성어 이다.

또 하나.

이른바 기생 설중매와 관련된 일화이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왕조를 연 뒤

이를 자축하는 큰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개국공신이기도 한 어느 정승이

거나한 술김에 雪中梅(설중매)라는 아름다운 기생의 손을 만지작만지작 하면서 수작을 떨었다.

재상 배 정승이 희끗희끗 머리가 세어 반백이 넘은 나이면서 술기운이 높아서

명기 설중매를 희롱 하였던 것이다.

태종과 신하들은 미소를 풍기며 이를 바라보았다.

"네 요년, 설중매야. 네가 내 사랑을 받아 줄 수 있느냐?"

설중매는 함흥 명기였다. 이름이 자자하게 시골과 한양에 퍼진 일등기생이었다.

설중매는 방싯 웃으며 대답했다. "대감께옵서 소인 설중매를 진정으로 사랑해

주신다면 소인이 어찌 받지 아니하겠습니까.

그러나 약주 김에 허튼 말씀을 내리시는 듯 하오이다.

진정으로 사랑만 해주십시오. 얼마든지 받아 모시겠습니다.

호호호." 설중매는 간드러지게 웃어대며 대답한다.

이에 배 정승이 "네 요년, 너는 정조가 너무나 없다더라.

동가식서가숙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더라.

도대체 네 서방이 몇 명이나 되느냐?"라는 말에

설중매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무리 천한 기생이라 하나 너무나 사람을 모독하는 소리였다.

마음이 좋지 않아 불쾌하기 짝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설중매는 원체 이름 높은 재치 있는 명기였다.

슬쩍 마음을 돌려 아스라 지게 대답했다고 한다.

"대감님은 왕 씨도 섬기고 이 씨도 섬기는데 대감님과

동가식서가숙하는 설중매가 함께 어울려 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설중매의 대답을 듣고 자리에 가득 찬 신하들은 손뼉을 치며 까르르 웃었다.

물론 태종만큼은 웃지 못했겠지만….

이토록 동가식서가숙은 원래 자기 잇속을 차리느라 절개도 없이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걸 비유하는 말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일정한 거처 없이 떠돌아다님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오늘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면 국회의원선거로

전국적으로 흥미진진한 선거전이 치러진다.

특히 이번 선거는 년 말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선거인지라

다른 여타 선거 보다 민초들의 관심이 상당히 크다.

그런데 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신선한 공약을 가지고

나서야 하는데 표만 획득하고자 완전히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니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할 지 모르겠다.

공천을 받지 못했다고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인사도 여럿이다.

그저 표만 된다고 하면 동가식서가숙 한다는 느낌이 든다.

민심을 얻기보단 오로지 표만을 얻기 위한 잔머리만 번뜩 거리는 것 같다.

이럴 바에야 당명들을 '외동딸 당' 이나 '설중매 당'으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

축제가 되어야 할 선거가 동가식서가숙하는 모습만 보여 마음이 씁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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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정해관님의 댓글

ㅎ ㅎ ㅎ...본글이나 댓글 쓰신 분들의 높으신 신심에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외동딸이나 설중매를 나무랄 일은 아니네요.
누구나 그것이 가능하다면 '선호'하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솔직이 신앙과 구원의 문제는 '절개'와 달리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
종교가 천지인참부모님의 뜻대로 '통일'되어야 하겠는데, 그놈의 '절개' 땜에 목이 곧고 새로운 섭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신앙인은 없는지 안쓰럽기도 합니다.

이존형님의 댓글

이용규회장님 참으로 좋은 것을 지적하시어 올려주셨군요.
동가식 서가숙이 어찌 선거판에서만 볼 수가 있겠습니까만
인간이란 참으로 간사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언제는 한편이 둘로 갈라서면서 각자의 이익만을 찾으려고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막말들로 가득한 곳이
비단 정치판이나 선거판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무리 자기의 이익만을 위한다 하더라도 하지 말아야하는 것은
뼈가 부러지고, 살이 터지는 일이 있다하더라도
하지 말아야하는 것이 사람이 사는 도리이겠지요.

이런 좋은 글을 제대로 보고
그 뜻을 잘 새겨가는 사람들이 참 많은 곳이라면
좋은 세상이 빨리 찾아오리라 생각합니다.

조항삼님의 댓글

참으로 풍자적인 예화에 쓴 웃음이 나오네요.
웃자고 하는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보아 허니
요즘 시국이 일맥상통한 데가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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