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평화와 안보는 정쟁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컨텐츠 정보
- 0댓글
-
본문
[時論]
평화와 안보는 정쟁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용대(작가)
거인의 설계도를 삼킨 소인배의 정쟁 : 대한민국이 ‘통일교 특검’의 회오리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권력 유착 의혹 규명은 법치 국가의 당연한 책무지만, 논의의 방향이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정 단체의 불법 여부를 가리기 위해, 그들이 추진해온 ‘인터내셔널 하이웨이(International Highway)’라는 문명사적 비전까지 도매금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은 물론, 그 안에 담긴 국가 실존의 설계도마저 불태우는 형국이다.
이제 이 논의를 정쟁의 진창에서 끌어내어, 인류 문명과 국익의 대의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비극의 도면을 평화의 문으로 되살리다 : 한일해저터널의 기원은 1930년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 구상에 닿아 있다. 당시 일본이 추진했던 ‘대동아종단철도’ 구상의 일부가 바로 이 터널이었다. 그러나 문선명 총재는 1981년, 묻혀 있던 이 도면에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과거 침략의 통로를 인류 평화의 혈맥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일본을 대륙과 연결함으로써 폐쇄적 민족주의를 완화하고, 한반도를 그 문명 연결의 주체로 세우려는 시도였다. 문학적으로 보아도 이것은 증오를 사랑으로 승화시키려는 서사적 도전이자, 지정학적 한계를 돌파하려는 실존적 몸부림이었다.
평화의 실천, 세계를 잇는 혈관 : 문 총재의 구상은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니었다. 인터내셔널 하이웨이는 그가 평생 추구해온 평화운동의 실체였다. 1991년 그는 냉전의 한복판에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만나 남북 화해의 길을 열었고, 같은 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회담해 이념의 장벽을 허물었다.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이라는 신념 아래 이 구상은 인류를 하나의 생명체로 연결하려는 거대한 평화 프로젝트였다. 세계가 도로와 네트워크로 이어져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면 국경의 벽은 낮아지고, 전쟁의 명분은 사라진다. 서로의 운명이 혈관처럼 얽힌 세계에서 총을 겨누는 것은 곧 자기 파멸이 된다.
실리의 전략, 협력으로 열리는 대륙의 문 : 이 프로젝트의 경제적 설계는 실리와 국익을 정교하게 엮어냈다. 약 1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건설비를 국내 재정이 아닌, 일본과 국제 자본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구상한 점이 특징이다. 과거의 가해국이 축적한 부를 아시아 평화의 재원으로 전환하려는 ‘탕감과 협력의 구조’였다.
일본은 대륙으로 향하는 통로를 확보하고, 한반도는 세계 물류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상호이익 모델이었다. 이는 한일 관계를 과거사의 상처에서 끌어내어 실질적 협력과 상생의 공동체로 승화시키려는 철학적 구상이었다.
평화의 제도화, UN과 함께하는 안보 혁신 : 인터내셔널 하이웨이가 물질적 기반이라면,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제5 UN 사무국 유치’는 그 정신적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평화와 안보는 정쟁의 소모품이 아니라 국가 생존이 걸린 실존의 과제다. 비무장지대(DMZ)를 UN이 직접 관리하는 국제적 평화지대로 조성하자는 제안은 한반도 안보 구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구상이다.
이는 일본과 세계 자본의 참여를 끌어오되, 그 상징적 의미를 인류 전체의 자산으로 귀속시키는 지혜로운 안보 장치였다. 강대국 이해가 충돌하던 분단의 땅에 UN의 권위를 심어놓음으로써, 한반도는 분단의 상징에서 세계 평화의 성지로 거듭날 수 있다.
정쟁을 넘어, 대인의 시야로 미래를 복원하라 : 정치권이 ‘특검’의 칼을 휘두르며 푼돈의 행방에 매몰되는 동안, 국가 실존의 비전은 짓밟히고 있다. 부패 의혹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하지만, 그 과정이 거대한 평화 담론 자체를 부정하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들이여, 후손이 대륙으로 뻗어 나갈 혈맥보다 중요한 정쟁이 있는가? 이제는 권력의 시야를 넘어, 거인의 눈으로 미래를 바라보라. 인터내셔널 하이웨이는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한반도가 세계 평화의 중심무대로 도약할 수 있는 국가 서사다.
특검의 칼날이 미래의 혈맥마저 끊어버리지 않도록, 우리는 실존의 위기의식으로 이 길을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진정한 ‘평화 중심 국가’로 서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