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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漢詩15. 癸未重九(계미중구) -정포((鄭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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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漢詩15. 癸未重九(계미중구) -정포((鄭誧)-

 

地僻秋將盡, 山寒菊未花. (지벽추장진, 산한국미화)

땅이 구석져서 가을이 장차 가려하는데,

산이 추워서 아직도 국화는 피려하지 않는다.

 

病知詩愈苦, 貧覺酒難賖. (병지시유고, 빈각주난사)

병을 앓을 때 시가 더욱 괴로운 것을 알겠다.

가난할 때 술 사오기가 어려운 것을 깨닫겠도다.

 

野路天容大, 村墟日脚斜. (야로천용대, 촌허일각사)

들길에서는 하늘 얼굴이 더 크고,

시골 빈터에 햇살이 비추이도다.

 

客懷無以遣, 薄暮過田家. (객회무이견, 박모과전가)

나그네 회포를 보낼 길 없어,

어스름한 저녁에 시골집 옆을 지나가도다.



  

1. 작자 소개

① 정포(鄭誧)는 고려 말기의 학자로서 字는 仲孚이다.

 

② 18세에 급제하여 예문수찬(藝文修撰)으로서 표(表)를 받들고 원(元)으로 갔다. 그때 동환(東還)하는 충숙왕(忠肅王)의 행렬을 만나 알현(謁見)하였더니 왕의 곁에 머물게 하였다.

 

③ 고려에 돌아와서는 충혜왕(忠惠王) 때에 좌사의대부(左司議大夫)가 되어 바른 소리를 많이 하니 집정(執政)이 싫어하여 관직을 빼앗고 집에 있게 하였다. 그러나 정포 형제가 모반을 꾀한다는 모함을 받아서 정포는 울주(蔚州)에 유배되었다.

 

④ 유배지에서 시를 읊으며 세월을 보내다가 갑자기 벼슬할 생각이 나서 중국으로 갔다. 원(元)의 승상(丞相) 별가불화(別哥不花)가 총애하여 원(元)나라 임금에게 추천하려고 하였으나 37세에 요절하였다.

 

⑤ 문집으로는 「설각집(雪各集)」이 전한다.

 

2. 작품해제(作品解題)

 

① 이시는 시인이 원(元)나라에 머물면서 세상에 쓰이지 못한 자신의 신세와 타국에서의 서글픔을 노래한 작품이다. 작품의 내용과 표현으로 보아 죽기 얼마 전에 지은 것으로 생각된다.

 

② 이 작품은 어려운 구절이나 고사를 이용한 用事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어려운 신세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③ 유학의 도리를 펴서 정치를 올바르게 이끌려고 했으나 세상에서 버림 받고 만리타국에 와서 울분을 삭이고 있는 작가의 심정이 잘 표현되었다.

 

④ 만리타국의 궁벽한 땅에서 가을도 끝나고 곧 겨울이 오려고 하는데, 몸은 병들어서 시도 짓기가 어렵고 살림은 가난하여 술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할 지경이다.

 

⑤ 황혼의 햇발이 길게 비치는 것과 하늘이 크게 보인다는 표현은 모두 죽음과 관계가 있다.

 

⑥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만리타국에서 지낼 수밖에 없는 나그네의 회포를 달랠 길이 없어서 할 일없이 농가를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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