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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漢詩22. 卽事(즉사) -유방선(柳方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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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漢詩22. 卽事(즉사) -유방선(柳方善)-

 

門巷年來草不除, 片雲孤木似僧居. (문항년래초부제, 편운고목사승거)

문 앞 골목길 몇 년 동안 풀을 베지 않았더니,

조각 구름 외로운 나무 중이 사는 집과 같구나.

♣ 문항(門巷); 문 앞의 거리,

연래(年來); 몇 년 동안 줄곧,

부제(不除); 치우지 않다, 여기서는 풀을 베지 않다,

 

多生結習消磨盡, 只有胸中萬卷書. (다생결습소마진, 지유흉중만권서)

평생에 맺힌 버릇 이제 다 없어지고,

다만 가슴속에 만권의 책이 있을 뿐이네.

♣결습(結習); 날기를 그만두자, 뜻을 펼치지 못하다,

소마(消磨); 소마세월(消磨歲月), 하는 일 없이 헛되게 세월을 보냄,

 

1. 작자 소개

① 유방선(柳方善)은 조선 초기의 학자로서 字는 子繼(자계)이고 號(호)는 秦齋(진재)이다.

 

② 권근, 변계량 등에게서 글을 배웠으며 문장으로 이름이 높았다. 세종이 그의 솜씨를 높이 사서 遺逸(유일)로 추천되어 主簿(주부)에 임명되었으나 사퇴하고 은거하면서 후학을 가르치는 데 힘썼다.

 

③ 그는 시와 문장에 모두 뛰어난 재질을 보였으며, 특히 산수화를 잘 그렸다. 그의 문하에서 서거정, 이보흠 같은 학자가 배출되었다.

 

④ 문집으로는 「진제집(秦齋集)」이 전한다.

 

2. 작품해제(作品解題)

① 유방선의 작품은 회한과 은둔에 대한 것이 주종을 이루어서 표현과 시상은 뛰어나지만 밝은 작품이 드문 편이다. 그러나 작품의 표현이 간결하며 은둔 속에서도 스스로 자족하는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다.

 

② 위의 작품은 야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노래하면서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원망이 은근히 배어있다.

 

③ 기구(起句)는 오랫동안 풀을 베지 않아서 집 앞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우거졌다고 표현한 것은 가난하게 초야에 묻혀서 사는 자신이 모습을 말한 것이다.

 

④ 승구(承句)는 오가는 사람도 없고 고목에 조각구름만이 걸려 있어서 마치 승려가 사는 절간같이 조용하다고 했다.

 

⑤ 전구(轉句)는 환로(宦路)에 나가지 못하고 숨어서 살아야 하는 자신의 불우함에 대한 회환과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⑥ 결구(結句)에서 시인은 만권의 책을 흉중에 품고 있어서 세상의 누구보다 자신만만하다는 것을 나타내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다.

 

⑦ 서실에 앉아서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살이에 대한 생각과 회한을 담담하게 읊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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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개

정해관님의 댓글

인규목사님 대문 사진이 청와대로 보이는 군요.

일찌기 품으셨던 정치의 길이 순탄하셨다면 그곳 청와대인들 낮선 장소는 아니었겠지요.

한편 생각해 보니 인규목사님과 위 시인이 상당부분 닮으셨다는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만권의 책을 흉중에 품고 있어서 세상의 누구보다 자신만만하다는 것을 나타내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다.'는 부분도 그렇고요. 

자주 오시고 나무중이 안되도록 좋은 글 종종 올려주시기를 얻드려 부탁 드립니다.

이인규님의 댓글

대문 앞은 예나 지금이나 가만히 놔두면 나무 중이 사는 집 꼴

글도 말도 닫고 살면 역시 나무 중이 사는 집 꼴

댓글도 안 달고 살면 역시 나무 중 신세

나무 중은 피해야 겠다 싶어 흔적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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