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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漢詩55. 善竹橋(선죽교) -趙秀三(조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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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漢詩55. 善竹橋(선죽교) -趙秀三(조수삼)-

 

波烟橋根幽草沒, 先生於此乃成仁. (파연교군유초몰, 선생어차내성인)

물결에 다리는 허물어지고 이끼로 덮였지만, 선생은 여기에서 인(仁)을 이루었네.

乾坤幣盡丹心在, 風雨磨來碧血新. (건곤폐진단심재, 풍우마래벽혈신)

천지가 다할지라도 그 절개는 남아 있어,

비바람 치니 이끼 낀 다리에 선혈이 더욱 선명해지네.


縱道武王扶義士, 未聞文相作遺民.(종도무왕부의사, 미문문상작유민)

가령 무왕이 옛 임금의 의사(義士)를 대접해 주었다고 말해도,

망국의 백성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노라.

無情有限荒碑濕, 不待龜頭墮淚人. (무정유한황비습, 부대귀두타루인)

황량한 비석이 무정하게 눈물에 젖어있고,

비석을 받친 거북머리는 눈물 떨구어 줄 사람 기다리지 않는다.

 

[파연(波烟)]; 물결, 물안개,

[선생(先生)]; 정몽주를 가리킴,

[어차(於此)]; 선죽교를 가리킴, 여기에,

[성인(成仁)]; 살신성인(殺身成仁)하다,

[건곤(乾坤)]; 하늘과 땅, 우주,

[단심(丹心)]; 붉은 마음, 절개,

[무왕(武王)]; 중국 주(周)나라의 왕, 문왕(文王)의 아들로서 아우 旦과 협력하여 선정을 편 임금으로 유명하다. 은(殷)나라의 폭군 주(紂)를 토벌하고 천하를 통일하였다.

[귀두(龜頭)]; 거북머리를 한 돌로서 비석을 받치기 위한 것,

 

1. 작자 소개

 

① 조수삼(趙秀三)은 영조 헌종 연간의 문인으로 자(字)는 지원(芝園)이고 호(號)는 추재(秋齋)이다.

 

② 문장과 시의 능력을 인정받아 여섯 차례나 중국에 왕래하면서 시명(詩名)을 떨쳤고, 위항시인(委巷詩人)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③ 그는 각처를 다니면서 자연과 그 지방의 풍물을 생생하게 노래했는데, 홍경래난 이후에는 현지를 여행하면서 백성들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한 후로는 작품의 경향이 회고 지향적에서 현실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바뀐다.

 

④ 저서로는 「추재시초(秋齋詩抄)」와 「추재기이(秋齋記異)」가 전한다.

 

2. 작품해제(作品解題)

 

① 조수삼(趙秀三)은 국내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견문을 넓힌 사람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역사적 유적을 찾아다니면서 느낀 감회를 노래한 작품들이 많다. 그러나 후기에는 현실을 직시하고 백성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② 이 시는 정몽주가 살해당한 선죽교에서 시인의 감회를 읊은 것인데, 정몽주의 충절을 높이 기리고 그의 죽음을 애달파 하는 시인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③ 지금은 물결에 휩쓸려서 부서진 다리이기는 하지만 정몽주는 이곳에서 인(仁)을 이루었다고 노래하고 있다.

 

④ 하늘과 땅이 없어지더라도 붉은 마음은 남아 있을지니, 비바람이 치니 이끼 낀 다리에는 선혈이 더욱 새롭기만 하다.

 

⑤ 옛 고사를 생각해 봐도 옛 임금의 의사(義士)를 푸대접하는 일은 듣지 못했거늘 어찌하여 포은(圃隱)만은 죽음을 당해야 했는가.

 

⑥ 황량한 비석은 무정하게 눈물에 젖고, 비석을 받친 거북머리는 말없이 서서 눈물 흘려줄 사람을 기다리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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